I. 서 론 인간을 모방한 똑똑한 기계를 구현하는데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1956년 다트머스 대학에 모여 최초의 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한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국 가 정책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것은 2010년대 심층학습(deep learning)이라 불리는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이후로 5년 남짓에 불과하다. 2008년 스탠포 드 대학의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는 이름표(label)가 붙은 3백만 장의 사진 데이터 베이스, ‘이미지넷’을 공개했고, 2010년부터 이를 이용해 학습한 인공지능이 얼마나 사물을 정확히 식별하는지 알아보는 경진대회가 열렸다. 2012년 이 대회에 참가한 토론토 대학의 대학원생 알렉스 크리제브스키(Alex Krizhevsty)는 약 65만 개의 인공 뉴런을 8개의 층으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팀 팀장, wycho@spri.kr 2 KISDI AI Outlook(2021년 Vol. 7) 로 구성하고 이를 약 6천만 개의 가중치로 연결한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인 ‘알렉스넷(AlexNet)’을 이용해 2위 보다 무려 두 배 수준의 이미지 식별 정확도를 보이며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학계는 똑똑한 기계에 한층 다가선 심층학습의 놀라운 성과에 흥분했고, 거대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구글은 2014년 심층학습의 한 종류인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 분야에서 탁 월한 성과를 내고 있던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마인드 테크놀로지(DeepMind Technologies)를 4억 달러에 인수했다. 비지도학습은 한마디로 게임의 규칙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스스로 플레이하는 법을 터득하는 학습기법인데 이렇게 개발한 대표적인 인공지 능이 딥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이다. 익히 아는 것처럼 알파고는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4승 1패를 기록했다. 언론을 통해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한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일반인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고 조되었다. 일례로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인공지능을 도입할 경우 연간 GDP를 1.2% 성 장시켜, 전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13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 망했다(McKinsey Global Institute, 2018). 인공지능이 향후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자 각국 정부는 인 공지능에 대한 국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캐나다고등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1월까지 총 28개 국가에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고 18개 국가는 준비 중에 있다 (CIFAR, 2020). 지금까지 여러 국가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정책은 인공지능이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라는 전제하에 연구개발 투자, 인프라 확보, 데이터 축적, 인 재 양성 등 인공지능 역량 강화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디지털 자본을 축적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약 58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하 여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의 기반 생태계를 강화하고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각종 기반시설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정책 방향은 기존의 역량 강화 기반 조성 정책에서 사회와 산업에서 실질 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활용 확산 정책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즉, 기업과 국민이 인 공지능을 사용하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의 사업 여건이 약화되는 가운데 경제회 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도입 수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 선, KDI가 20인 이상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 기술 및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