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노출돼 있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될 문제부 터 투자에 반영해 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2주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다. 작년 주식시장은 주식 공급이 시장에 얼마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작년 한해 KOSPI가 4% 오르는 동안 KOSPI 시가총액은 12%나 증가했다. 작년 KOSPI 공모 금액이 17.2조원, 코스닥 공모액이 3.5조원으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한 금액만 20조원이 넘는다. 한편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줄인 주식은 4.2 조원으로 2020년의 6.0조원보다 적었다. 기업이 투자대상이 아니라 주요 수급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작년 빅 IPO가 시작된 8월부터 KOSPI가 본격 조정을 받은 기억은 LG엔솔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인다. 그러나 LG엔솔 상장은 1월 또는 1분기에 활용 가능한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는 생각이다. 첫째, 작년과 재작년 빅 IPO 때 나타난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한 섹터에서 가장 큰 주식이 높은 밸류 에이션을 받으며 상장할 때, 약 상장 2주 전까지는 같은 업종의 주식들이 오른다. 2주를 남겨 놓은 시점부턴 새로 상장되 는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종목들의 주가는 내린다. 업종을 대표하는 종목이 상장하면 다른 종목들의 수급을 빨아들이면서 다른 종목들의 매기가 약해지고 시세는 대표주에 연동된다. 2020년 하이브(당시 빅히트)가 상장할 때 엔터 업종과 2021년 크래프톤이 상장할 때 게임 업종에서 이 같은 패턴이 관측됐다. 둘째,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가총액은 크지만 유동비율이 20%로 낮은 편이어서 KOSPI를 벤치마크로 하는 액티브투자자 들과 KOSPI200을 벤치마크로 하는 패시브 투자자들의 수급에 차이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공모가와 적정가 를 기준으로 추정한 시총은 70조~100조원 수준이고 시총 비중은 4.0~5.0% 수준이다. 유동비율을 감안한 시총은 1.0~1.5% 사이일 것으로 보인다. 상장 직후엔 액티브 투자자들의 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크지만 KOSPI200, MSCI 등 주요 주가지수들에 편입될 때에는 유입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는 LG엔솔 상장이 다른 KOSPI 대형주들에 미칠 영향도 상장 당일과 직후에 가장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종합하면 다음주부터 배터리 섹터는 LG엔솔 상장을 얼마 안 남기고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LG엔솔이 상장하 는 1월 말은 KOSPI와 지수 관련 대형주의 수급 부담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를 주가지수와 대형주 의 매수 적기로 삼아 비중을 늘려 보는 건 해볼 만 한 베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주들의 1분 기 실적은 1분기 중 가장 확실한 모멘텀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급이 모멘텀을 가릴 수 있는 1월 말은 싸게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시기다. 빅 IPO 외에도 다른 악재들이 노출돼 있다. 글로벌 긴축, 실적 불확실성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는 3월 중순 예정돼 있는 FOMC를 전후에 판단하는게 낫다. 당장 눈앞에 있는 악재에 대처하고 기회를 찾아내는게 우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