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최근 대두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전략경쟁 양상은 원조의 경제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의 결합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상호 충돌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미․중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은 일본과 호주, 독일, 프랑스 등 소위 ‘2류 강대국’들의 적극적인 관여와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관계 환경의 변화는 개발협력의 목표와 성격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보건 위기, 점증하는 기후변화 위기,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새로운 기술발전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변화와 개발수요에 부응하여, 주요 공여국들은 외교 및 개발협력 전략을 통합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양자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세안은 한국에 무역 및 투자 규모가 전체 2위로, 상호 강점과 발전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최적의 협력 파트너이다. 이러한 아세안과의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22년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한-아세안 협력기금과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포괄적ㆍ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의지를 표명하였다.

우리나라는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계기로 ODA 규모 확대 및 정책 선진화 등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3~2022년 ODA 집행 누계 비율에 따르면, ODA 지원액의 45% 이상이 아시아 지역에 투입되었고, 한국 기업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 유상원조의 36.5%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공여국과 구(舊) 식민지 지역이라는 특수 관계에 있으며, 이를 활용한 공여국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본 연구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주요 공여국인 독일, 일본, 프랑스의 개발협력 현황 및 유상원조 전략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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