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에 따른 화폐금융시장 재편 시장 중에서 화폐금융시장은 실물시장보다 보수적이 다. 실물시장은 성장을, 화폐금융시장(이하 “자본시장” 포함)은 안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기술 진보도 실물시장에서 먼저 진행된 후에, 기술의 안전성 이 확인되면 화폐금융시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개되 었다. 그런데 최근 세계 각국의 화폐금융시장에 큰 변화 가 일어나고 있다. 화폐금융시장이 클라우드, 사이버보 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에 이어서 블록체인 과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수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예금과 대출 상품, 새로운 시스템을 넘어서고 있다. 기존 글로벌 금 융자산 시장질서와 패권을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화폐금융자산의 거래는 중앙집권적 중앙은행과 결제 기구, 감독기구 아래서 시장참여자들이 상품거래에 수 반하여 송금, 결제 및 청산을 진행한다. 거래적 기능에 추가하여 가치저장을 하는 투자적 기능도 수행한다. 그 러나 최근에 화폐금융시장은 2가지 관점에서 종전의 화 폐금융의 역할을 뛰어넘고 있다. 첫째는 세계 각국이 코 로나19에 따른 대응 과정에서 종이화폐를 남발하여 지 폐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였다. 종이화폐를 디지털 자산 등으로 대체하려는 시장참여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최병권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bgchoy@snu.ac.kr 지폐 없는 사회와 기축통화 패권을 둘러싼 주요 국가의 디지털 전환 전략 06 포커스 FOCUS ‘지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다가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세계 기축통화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미·중 과 그 연합국 간의 싸움이 격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과 중국 등 소프트 기술 을 포함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주요국의 전략을, 새로운 세계 기축통화 패권과 지폐 없는 사회로의 이행의 관점 에서 실물시장과 화폐금융시장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 자 한다. 미국제조2014, 새로운 미국을 향하여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 어떤 나라도 추격할 수 없을 정도로 디지털 전환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미국 제조2014(Manufacturing USA www.manufacturing.gov 2014)에서 미국은 디지털 전환의 국가전략 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코로나19 이전에 미국은 “자유 경쟁시장은 아름답다”라는 문구처럼 시장을 신뢰하고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정 부는 시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 할을 하였을 뿐이다. 국가제조혁신네트워크(National Network of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 NNMI)를 구축하여 각 분야별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유도(Smart America Challenge)하였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브레인이니셔티브 정책(BRAIN Initiative: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Initiative 2013), AI이니셔티브 정책(2019)을 통해 인간의 뇌(Brain)를 중심으로 체계 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원 천기술을 확보 및 계획, 발표(The White House, 2013) 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에서 정부는 재정, 금 융, 기술과 산업정책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였다. 슘페터(Schumpeterian)적으로 기술의 창조적 파괴와 동학적 과정을 시장에 요구하였다. 바이든 정부는 친환 경,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시장에 적극 개입하 고 있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으로 미국 전역에 500여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만 들었다. 국가의 전통 기반시설과 디지털 전환을 결합한 융복합으로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는 발전전략을 추 진하고 있다. 새로운 미국 건설을 위한 법과 재원 조달 정책도 마 련하였다. 미국 혁신 및 경쟁법(United State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of 2021)이 발효되었 다. 재원은 ‘Made in America Tax Plan’에 따라 법인 세를 인상하고 부자증세를 통해 주로 조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Climate Agreement)’ 탈탄 소사회로의 그린 전환에 복귀하면서 국제사회의 신뢰 를 다시 회복시키고 있다. 최종적으로 시장-국가-국제 사회에서 디지털 전환의 최후의 승자는 인적자본에 의 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트리플 트랜스포메이션(그린 전 환, 디지털 전환, 휴먼 전환)의 성공을 위해 디지털 전환 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 을 추진하고 있다. 화폐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전환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존 국내외적 금융 질서하에서 자국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CBDC) 발행에 관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미 연준도 디지털 달러 발행을 공식화하였다. 중국은 더 적극적으 로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가시화하고 있다. 2022년 2월 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환화의 전 면적 사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 미하는가? 미래 시대에 세계 기축통화를 위한 패권 경 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또 하나는 지폐를 대체 하여 지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곧 도래할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