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양극화가 확대되고 기후변화 위험이 커지는 등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남에 따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SG 경영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실현을 통해 사회적 양극화, 환경오염 등 부정적 외부효과를 기업 스스로 내재화하는 것으로, 이해관계자 효용 증대를 목표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간에 최적의 자원배분을 찾는다는 점에서 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는 CSR 경영과 구별된다.
이해관계자 효용 제고를 수단이나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도구적 또는 다원적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도구적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장기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수준까지 이해관계자 니즈를 반영하는 방식인데, 최종 목표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이므로 사회적 양극화, 환경오염 등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진다. 다원적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기업은 주주-이사회 간 대리인 문제, 사회적 가치의 측정 어려움 등으로 임계 수준 이상으로 ESG 투자를 집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ESG 경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유인부합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금융의 주도적 역할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기업의 ESG 경영 촉진을 위한 금융의 역할로는 첫째, ESG 가치의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여 기업들에게 ESG 투자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ESG 성과연계 금융 중개를 활성화하여 기업, 투자자, 정부의 효용 증대를 추구해야 한다. 셋째, ESG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재무 공시 및 인증 체계 마련, ESG 지수의 개발, 리서치 및 투자 확대, 신용평가 개선 등 금융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ESG 경영 촉진을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단순하게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전담부서를 두는 것만으로는 ESG 경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사회와 CEO의 경영 철학과 인센티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서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효용 증대를 목표로 사회적 가치에 자원을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 및 역할과 책임의 재정립 등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투자 문화 유도를 위해 세제 개선, 수탁자 책임 강화도 뒷받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