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초입부터 코로나 재확산으로 방역이 다시 강화되는 등 홍역을 치루고 있다. 과연 2022년 새해에는 코로나와 안정적인 공생이 가능할 것인가? 미시기생이라는 전염병의 위력은 대부분 그 기저에서 지배-피지배 관계 혹은 사회경제적 건강성으로 대변되는 거시기생과 상호작용하며 역사를 움직여 왔다. 따라서 위드코로나를 맞아, 공생의 대상은 그저 코로나에만 국한될 수 없다. 대선을 맞아 코로나의 그늘을 걷어내고 사회경제적 건강을 담보할 대담한 경제정책 실험을 기대해 본다. 출구전략보다 공생전략이 필요하다. 위드코로나는 위다웃 코로나가 아니다. 출구전략보다는 공생전략 지난 11월 위드코로나 개시 이후 도리어 코로나 확진자와 위중증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오미크론이라는 전염력 강한 신종 변이도 창궐하면서 우려를 증폭시키는 실정이다. 백신접종 완료률이 80%를 넘고 부스트 샷도 국민의 1/3이 접종했지만, 코로나 여파는 좀처럼 그치질 않는다. ‘끝날 때까 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경구가 실로 절감되는 상황이다. 이미 2년여의 코로나 악몽을 견디고 2022년 새해를 맞은 지금, 과연 코로나와 공생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실 위드코로나는 위다웃(Without) 혹은 제로 코로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선택한, 아니 강요 받은 자구책에 불과하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민생이나 경제 걱정이 앞서기도 했겠지만,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풀려 나간 막대한 유동성이나 각종 지원조치의 부작용 에 대한 우려도 컸다. 따라서 단계적 방역완화를 통한 일상의 회복과 경제, 나아가 정책의 정상화를 위한 출구전략에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방역 재강화에서 보듯이 출구전략은 울퉁불퉁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공생전략이다. 오미크론이 코로나 종식을 알리는 서막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여전히 상당기간 코로나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경고가 지배적이다. 나아가 자연 생태계나 기후 변화와 맞물린 신종 전염병의 창궐과 각종 자연재해의 위험은 이제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 당장의 코로나 퇴치 이상으로 중장기적 안목에서 코로나와 같은 낯선 도전과의 공생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 * 본고의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견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논 단 2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Bi-Weekly Hana Financial Focus 미시기생과 인류의 역사 미시기생과 거시기생의 악순환 지배-피지배 관계의 거시기생 미시기생과 거시기생의 공생 우리 시대의 위대한 역사가로 평가 받는 윌리엄 맥닐은 를 통해 인간 숙주와 기생생물(전염병)의 갈등과 균형이 인류의 숙명이 라고 진단하며, 인류가 감염증과 상호 작용해 온 역사로서 세계사의 숨겨진 차원을 분석한다. 여기서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인류 역사를 좌우하는 동력으 로서 미시기생과 거시기생의 상호작용에 주의를 환기시킨다. 미시기생은 우리가 익히 체감하듯이, 자기 유전자 보전을 위해 인간이라 는 숙주를 활용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행태를 의미한다. 장기간의 적응 과정을 통해 인간과 안정적인 공생관계로 접어든 장내 박테리나아 유행성 독감 등의 유형도 있지만, 세계사를 요동치게 했던 흑사병과 같이 인간과 사투를 벌여야 했던 유형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스페인 독감이나 홍콩 독감도 처음에는 지금처럼 세상을 흔들었지만, 결국 인간과 공생관계로 진화하면서 계절성 풍토병으로 정착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거시기생은 대형 포식동물의 직접적인 위협에서 비롯되었지만, 인류의 진화와 함께 인간 집단 간의 지배-피지배 관계로 확산되어 왔다. 인류의 역사를 장식했던 각종 전쟁이나 침략, 정복과 저항 등의 충격은 이러한 거시기생의 변천을 대변한다. 늘상 생존과 번식이나 번영을 위해 숙주를 공략하지만, 정작 치명률이 높아 숙주(피지배자)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면 기생체(지배자)도 몰락하는 식으로 거시기생의 역학 균형이 바뀌곤 했다. 인류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이러한 거시기생의 파괴력은 많이 완화되 었지만, 오늘날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나 갈등, 그리고 다양한 불공정이나 불평등 이슈 등은 그 위력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시기생과 거시기생의 공생과 상호작용이다. 거시 기생의 부조화가 심각해지면 미시기생에 취약해지고, 또 미시기생에 시달리 면 거시기생도 교란되는 결과를 빚는다. 사실 코로나 충격도 그저 보건위기 만이 아니라 경제위기, 사회위기의 성격이 강하다. 감염 급증에 따른 의료체 계의 과부하 문제는 물론이고 경제 활력 저하, 부실한 사회안전망, 부채 및 부실 누증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건강이나 안전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IMF도 코로나의 교훈으로 “건강이 개인 복리에 중요한 만큼 공중의 건강도 안정적이고 응집력 높은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과 “인류의 건강과 경제적 건강 사이의 상호 불가분한 연계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