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자물리학과 정보이론의 만남

작년 여름 인기를 모은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리처드 파
인만 등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많이 나온다. 양자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반가우면서도, 나를 힘들게 만든 사람들이란 원망 아닌 원망도 즐겁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 분들이 활약하던 시기가 오늘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원자/전자/양성자/중성자 같은 미시세계 입자와 관련된 물리학 실험들
은 이전까지 물리학의 핵심이던 뉴턴의 고전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결과들을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고, 물리학계는 이 실험 결과들을 담을 수 있
는 새로운 역학 체계가 필요해졌다. 이렇게 20세기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다.

양자(Quantum)라는 단어는 양/구체적인 양/크기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고대 프랑스어
(quantite)와 라틴어(quantitatem)에서 유래된 영어단어 quantity를 그 어원으로 한다. 즉, 어떤 불
연속적인 값들을 가리키거나 헤아리는 것들을 나타내는 단어로, 입자의 에너지 레벨이 불연속적
인 값을 가지거나, 원자의 전자궤도가 불연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처럼 고등학교 이상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과학 이야기가 다 이것과 연관되어 있다.

양자 역학은 미시세계에서 보이는 이런 불연속적인 값을 통해 이루어지는 입자 간 힘의 영향과
운동을 설명한다. 물리량의 연속적인 개념에 의존해 설명하는 기존의 뉴턴 역학과는 다르게, 미
시세계의 이런 현상들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은 20세기 이후 수많은 과학기술들의 발전과 함께 현
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자를 사용하는 기술들에 대한 발전도 가져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