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바탕으로 중앙은행에 기 준금리 인하를 강요 Ÿ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18년 7월 자신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락을 재무장관에 임명1)하는 등 터키의 경제정책 전반에 깊이 간여하고 있으나, 최근 수년 간 경제성장이 부진하고 리 라화 가치가 하락을 거듭하며 10%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속됨에 따라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대 내외적 비판이 고조되고 있음. Ÿ 특히 2019년 7월 터키 중앙은행 총재 교체로 시작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속적이고 노골적인 침해는 터키 경제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정책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 Ÿ 금리와 물가상승률 간의 상관관계와 관련하여 경제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피셔 효 과(Fisher effect) 이론2)에 따르면, “명목금리 = 실질금리 + 물가상승률”의 관계가 존재하며, 인플레이 션 발생에 뒤이어 명목금리 상승이 일어나게 됨. ‑ 즉, “인플레이션 발생 → 경제주체는 인플레이션이 헤지(hedge)되는 실물자산, 주식 등으로 이동 → 은 행 예금 감소 → 은행은 지급준비금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이나 타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 → 은행 간 대부시장에서의 수요 증가 → 콜금리 상승 → 명목금리 상승”의 과정을 거쳐 인플레이션 발생이 명목금 리 상승을 견인한다는 것이 피셔 효과 이론의 내용임. Ÿ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인과관계를 뒤집어놓은 잘못된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저금리 유지를 고집하고 있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2019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 지 2년 미만의 기간 동안 중앙은행 총재를 3번이나 교체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밀어붙였음. Ÿ 이처럼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침해한 결과 일반적인 금융시장 원리와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터키 리라화에 대한 국제시장의 신뢰를 하락시켰 고, 이로 인해 초래된 리라화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과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졌으며, 이는 다시 외환보유액 급감과 그로 인한 리라화 가치 추가 하락의 악순환을 낳고 있음. ‑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기준금리 인하로 촉발된 리라화 환율 급등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하였음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 고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고집하여 터키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임. Ÿ 2021년 3월 중앙은행 총재 교체 후 4월, 5월 및 6월의 3차례에 걸쳐 개최된 통화정책위원회에서는 예상 외로 기준금리를 기존의 19%로 유지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7월에서 8월 사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중앙은행 총재에게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의지를 꺾 지 않고 있음. 1) 사업가 출신인 알바이락은 앞서 2015년 11월 24일 에너지/천연자원 장관으로 취임하여 재직하다 2018년 7월 10일 재무장관으로 임명되었으며, 2020년 11월 10일 뤼프티 엘반 현 재무장관으로 교체되었음. 2)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이론임. Ⅰ. 개요 : 에르도안 대통령에 의한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 2021 이슈보고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가 터키 경제에 미친 악영향 분석 - 2 - 2019년 7월 : 체틴카야 총재 해임, 신임 총재에 우이살 부총재 Ÿ 2019년 7월 5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16년 4월 19일 임명되어 당시 잔여임기를 약 9개월 남겨 둔 무라트 체틴카야 중앙은행 총재를 대통령령으로 해임하고, 이튿날인 7월 6일 무라트 우이살 부총 재를 신임 총재로 임명하였음. ‑ 체틴카야 前총재는 2018년 8월 미국인 브런슨 목사 투옥과 관세 갈등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 히 냉각되면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리라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1주일물 repo 금리)를 6월 1일(8% → 16.5%), 6월 8일(16.5% → 17.75%) 및 9월 14일(17.75% → 24%)에 걸쳐 대폭 인상하고,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맞서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 온 장본인이었음. Ÿ 총재 교체 20일 만인 2019년 7월 26일 터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4%에서 19.75%로 대폭 인하하 고, 이후 9월 13일(19.75% → 16.5%), 10월 25일(16.5% → 14%) 및 12월 13일(14% → 12%) 연속 인 하하였음. 터키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 및 물가상승률 전망 개선을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이유로 내세 웠으나, 실제로는 우이살 총재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요구에 순응한 결과로 평가됨. Ÿ 기준금리는 2020년 들어서도 1월 17일(12% → 11.25%), 2월 20일(11.25% → 10.75%), 3월 18일 (10.75% → 9.75%), 4월 23일(9.75% → 8.75%), 5월 22일(8.75% → 8.25%) 5개월 연속 매월 인하를 거듭하여, 당초 시장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10%대 초반 아래인 8%대 초반으로 하락하였음. Ÿ 그러나 이처럼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통화정책 및 외환시장 에 과도하게 개입한 것은 오히려 터키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증폭시켜, 터키 주식시장 과 리라화 환율에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낳았음. Ÿ 이에 시장의 금리 인상 요구가 높아졌음에도 터키 중앙은행은 2020년 5월 22일 이후 3개월간 기준 금리를 동결하였으나, 리라화 가치 하락세가 지속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자 결국 2020년 9월 24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0.25%로 200bp 인상하였음. Ÿ IHS Markit은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안정을 위해 4분기 중 상당한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재 차 단행할 것으로 전망3)하였으나, 이미 에르도안 대통령에 의해 독립성이 심각하게 침해된 터키 중앙 은행은 2020년 10월 21일의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로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10.2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였음. 2020년 11월 : 우이살 총재 해임, 신임 총재에 아으발 前재무장관 Ÿ 2020년 10월 21일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직후 리라화 환율은 급등을 거듭하여 10월 26일 8.0860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달러당 8리라를 돌파한 데 이어 11월 6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8.5153을 기록, 연 초(5.9466)에 비해 43.2%나 상승하였음. Ÿ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0년 11월 7일 우이살 총재를 희생양으로 삼아 임명 1년 4개월 만에 해 임하고, 알바이락 당시 재무장관의 전임자인 나시 아으발 前재무장관을 신임 총재로 임명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