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금년 2월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코로나19의 상흔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가지 요인을 분석해 보았다.
첫 번째 요인은 자동화의 가속화이다. 직업을 자동화 저위험 직업군과 고위험 직업군으로 구분해보면,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이 코로나19의 고용충격에 더 취약하였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에 속한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경우 코로나19 기간에 취업자수가 두드러지게 많이 감소한 데다 회복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주들은 향후 노동자 채용보다 감염병 위험이 없는 로봇 등 자동화 기계 도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요인은 고용집중도 상승이다. 최근 300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 부진으로 고용집중도를 나타내는 고용 허핀달-허쉬만 지수(Herfindahl-Hershman Index)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증분석 결과 고용집중도 상승은 고용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어 향후 고용집중도가 크게 상승한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창출 저하가 우려된다.
마지막 요인은 실업의 장기화다. 금년 들어 장기실업자(실업지속기간 4개월 이상)가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확률이 낮고 구직단념확률이 높은 장기실업자의 증가는 경제 전체의 고용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경력 공백에 따른 낙인효과(stigma effect), 이력현상(hysteresis)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진전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자동화 고위험 직업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과 구인·구직난 완화를 통한 중소기업 채용 확대에 힘써야 한다. 더불어, 늘어난 장기실업자의 경력 공백을 단축시켜 이력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