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소매가격 상품 기준으로 20㎏당 6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쌀농가 입장에서는 쌀값이 올랐다 해도 밥 한공기 원가가 300원이 채 안되니, 커피 한잔 값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불과 4년 전 쌀 20㎏들이 한포대 가격이 3만원 중반 수준이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만은 분명하다. 쌀값은 왜 이렇게 오른 것일까? 갑작스럽게 쌀 소비가 늘어난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해 이제 한 사람이 한달 동안 쌀을 5㎏도 채 먹지 않는다. 10년 전 6㎏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쌀 판매 량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정 내 밥쌀 소비량은 늘었지만, 외식 소비가 그 이상으로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쌀 소비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하면 쌀값 상승은 아무래도 생산량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전년과 비교하면 6.4%나 감소했다. 불과 5년 전 541㎏이었던 단위면적당(10a) 생산량은 500㎏대 밑으로 떨어졌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길었던 장마와 태풍 등 피해가 겹쳤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값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쌀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지난 해 수확기(10∼12월) 가격과 비교하면 올해 월별 상승률은 0.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농 산물은 필수재여서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공산품에 비해 매우 크고, 더욱이 쌀은 주식이므로 그 영향이 더욱 크다. 이를 감안하면, 쌀가격 자체는 높은 수준이어도 추세는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