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에 출범한 농협과 나이가 비슷하다. 그렇다보니 농협에 더욱 마음이 가고 기대도 크다. 60대에 접어들다보니 살아온 길을 하나하나 되짚게 된다. 나와 가족, 몸담았던 직장과 사회, 그리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게 된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협은 우리 농업의 발전을 위해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늘보다 나은 농협으로 나아가려면 철저한 자기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농협의 정체성을 되새겨야 한다. 농협의 주인은 누가 뭐래도 농민이고,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합이 돼야 한다. 창립 당시의 초심을 상기하면서 농협이 우리 농업과 농촌·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시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 농협은 읍·면 지역까지 혈관이 뻗어 있는, 농업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방대한 인력과 자산·조직력을 가진 농협이 60여년 동안 제몫을 다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특히 농협은 농업정책을 시행할 때 정부와 농민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합원들의 교육과 협동조합 의식을 고취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 그동안 관행에 젖어 있던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 농업의 현주소를 보라. 생산 주체가 전문화하고 기업농화하고 있는 반면 취미농, 고령농, 귀촌 텃밭농 등 농사규모가 영세한 농민이 늘면서 농업 생산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으론 농업 생산과 가축사육에서는 기계화·스마트화가 진행돼 인력 의존도가 높은 농업이 쇠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