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년 7월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전략 점검 결과를 보면 2026년부터 유로지역 소비자물가지수(HICP)에 자가주거비가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자가주거비 이슈는 소비자물가지수 작성과 관련하여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자가주거비의 소비자물가 반영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대표성 및 현실적합도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물가는 가계의 생계비 부담 변화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물가가 주거비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간 차이로 인해 정책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에 반영하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요인도 적지 않다. 직접 관측되지 않는 자가주거비는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 사용자비용 접근법, 순취득 접근법 등의 방식으로 추정되는데 추정방법에 따라 자가주거비의 추정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자가주거비 추정에 필요한 기초자료가 적시에 이용 가능하지 않을 수 있으며, 자가주거비 반영 시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 내 자가주거비 반영 여부와 관련해서는 그 필요성과 제약요인이 병존해 있다. 소비자물가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기능뿐 아니라 주요 경제지표의 실질화를 위한 디플레이터, 국민연금 지급액, 최저임금 결정 등 다른 국가정책의 준거로도 활용되는 만큼, 자가주거비의 소비자물가 반영 이슈와 관련해서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종합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