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Ⅰ. 팬데믹의 출현
Ⅱ. 팬데믹이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미친 영향
Ⅲ. 팬데믹에서의 ITU의 역할
Ⅳ. 결론 및 시사점

지난 2022년 9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가 열리고, ITU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계획에 대한 논의와 함께 총 73개의 결의가 채택되었다. ITU 전권회의는 ITU 최고 의사결정회의로, 각국 정상들로부터 전권(全權)을 위임받은 193개국 장·차관급 수장들이 회의에 참여하여 정보통신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글로벌 ICT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전권회의는 4년마다 개최되는 회의로, 지난 회의가 팬데믹 이전인 2018년 개최되었기 때문에 이번 전권회의에서 처음으로 팬데믹 이슈가 다루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COVID-19가 가져온 팬데믹은 인류가 경험한 사건들 중 가장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글로벌 사건 중 하나로, 급격한 정보통신/ICT 환경 변화를 주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앞당겼다. 봉쇄와 격리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통신트래픽이 증가했으며, 정부와 기업 등은 통신서비스 공급 측면에서 매우 긴급하게 대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나라 간, 개인 간 통신서비스 접근에의 차별성과 정보격차의 문제가 부각되었다. 정보통신기술분야의 최고위 국제기구인 ITU는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제고하고, 전권회의 등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연결성 강화와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였다. 이하에서는 팬데믹이 정보통신 환경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그 속에서의 ITU의 역할과 노력에 대해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덧붙여 이제는 엔데믹을 논의하는 현재, 포스트 팬데믹 상황 또는 다른 팬데믹 상황에서도 ITU가 현명한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해 본다. COVID-19 팬데믹이 지난 100년 동안 가장 파괴적인 글로벌 사건 중 하나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거의 1억 명의 사람들이 다시금 극심한 빈곤에 내몰렸고, 많은 국가에서 적게는 5년, 많게는 그 이상의 퇴보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1).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중 보건의 측면 이외에도, 경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었다. 특히 여행, 숙박, 엔터테인먼트 분야 종사자들은 실업과 함께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며, 대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다른 모든 산업들도 격리와 봉쇄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은 일약 번창했다.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비대면 활동은 물리적 만남에 대한 훌륭한 대체제이자 팬데믹 대응의 핵심 자원으로 등극했다. 원격 근무와 교육은 전염병 시대의 활동에 대안을 제공하였고, 현대 통신 기술의 정수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팬데믹 초기 통신서비스 트래픽의 급격한 증가와 이에 따른 통신서비스 공급 확충 문제, 디지털 격차와 소외 등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팬데믹이 초래한 혼란을 바로잡고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한 범국가적인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고, 동 분야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기구로서 국제전기통신연합(이하 ITU)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