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회사채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중국 회사채시장은 정부의 육성 정책과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신용채권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2015년부터 일부 회사채의 부도가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2018년부터는 민영기업 회사채 부도가 증가하였으며, 2020년부터 국유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부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 회사채시장의 부도가 증가한 것은 기업들이 차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여 레버리지가 높은 상황에서 그림자 금융 축소를 위한 규제 도입, 부도를 용인하는 정책의 변화 등이 회사채시장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평가 인프라가 발전하지 않아 부동산 담보부채권의 비중이 높은 가운데 부동산가격 억제 정책도 헝다사태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산업의 부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국의 전체 회사채 규모 대비 부도채권의 비중은 낮은 상황이다. 일부 업종을 제외한 신용채권시장 전반의 여건은 다소 개선되고 있어 대규모 연쇄부도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확산의 우려는 크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채는 중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채 부도가 해외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다만 기업 부도 증가 등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하는 경우 중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회사채1)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간접금융 위주의 기업금융 체계의 개선을 위해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금융 확대, 회사채시장의 인프라개선, 채권퉁(債券通) 도입을 통한 채권시장 개방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자금수요 증가로 중국 회사채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회사채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경기 둔화와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 및 부동산가격 억제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회사채의 부도가 발생하고 있고, 대규모 회사채 발행기업의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중국 회사채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신용위험 증가의 배경과 영향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중국 회사채시장 현황
중국은 은행 위주의 금융체계에서 발생하는 자금 배분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채권시장을 육성하였다. 인프라 건설 등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 국유기업의 채권 발행을 인가하였고, 일반기업의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을 허용하였다. 또한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통시장 구축을 위해 허가제로 되어 있던 은행간 채권시장 참가요건을 신고제로 전환하였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도입하는 한편 증권거래소에 채권거래 플랫폼을 마련하였다. 이와 더불어 지급결제 시스템과 신용평가제도 도입 등 회사채를 둘러싼 인프라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회사채시장을 육성하려는 정책과 기업 및 금융기관의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에 힘입어 중국의 신용채권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하였다. 회사채 발행은 2014년 5.2조 위안에서 2016년에는 8.2조 위안으로 증가하였다. 2017년에는 회사채 발행이 전년 대비 31.6% 감소하였다. 이는 2016년 하반기 일부 회사채 부도가 발생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은행이 보유한 회사채의 출자전환, 좀비기업 퇴출 등 기업부채 감축 정책을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부터 회사채 발행이 다시 급증하여 2020년에는 14.2조 위안이 발행되었다.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금융채의 경우에도 발행규모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금융채 발행은 3.7조 위안을 기록한 이래 2017년에는 25.8조 위안이 발행되었고, 이후에도 연도별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성장세가 지속되어 2020년 금융채 발행은 29.2조 위안을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