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 초연결, 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던 4차 산업혁명을 산업의 관점이 아니라 “세계의 관점”에서 재상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로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의하고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렵다. 본 고에서는 관련 개념의 역사적 발달 과정을 살펴보고 그 흐름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논의하여 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특히, 그것이 나아가는 선(線) 상의 근거리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 트윈의 개념과 관련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메타버스가 실질적으로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고, 다가오고 있는지를 보다 실증적으로 확인해 보고자 한다. I. 서론 메타버스가 정보기술(IT) 분야를 넘어 전 산업 분야에서 호명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이 각 산업 분야에 접목되어 개별 산업들이 “21세기형 신산업” 으로 혁신적 발전을 이룬다는 각개 약진형 비전이, 메타버스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여 앞으로 다가올 “신세계에서의 포지셔닝” 전략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므로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 속에서 특정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상정하고 대비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특히, 기존 산업들이 의존하고 있던 각 파트너들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단정하기 어 려운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메타버스라는 용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떠한 맥락 속에서 탄생하여 어떤 세계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신세계의 틀”에 대한 윤곽을 보다 선명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시에 그 틀을 구현해 나갈 구체적인 시작점을 특정하고 이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틀에 대한 이미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연후에 각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한 정밀한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시작점은 무엇인가? 본문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겠지만, 그 힌트는 “3차원 정보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배니바 부쉬(Vannevar Bush)가 생각했던 기억의 확장 (Memex)[1], 테드 넬슨(Theodor Nelson)이 고안했던 하이퍼텍스트(Hypertext)[2],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예견하였던 지식 정보 혁명[3]은 그 일차적 소명을 완수한 후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인간의 오랜 염원과 맞물려 “형태의 정보”에 대한 소구(訴求)를 이끌어낸 다. 인간에게 주어진 현실세계와 인간이 만든 정보세계가 인간에게 대등(동등)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정보 간의 “상호 호환성(Commensurability)”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상호 호환을 위해서는 현실 세계 4차원 시공간 정보가 최소 기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형태의 3차원 정보와 그 시간축 상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개념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우선 1940년대부터 시작된 메타버스로 지칭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의 맹아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 하나의 손”에 대한 추구에서부터 원격조 작(Tele-operation), 원격현전(Tele-presence), 궁극의 디스플레이(Ultimate Display), 인공현실(Artificial Reality),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메타버스, 혼합현실(Mixed Reality)에 대한 개념 발달 및 전개까지를 다룰 것이다. 다만, 지면의 한계 상 각 개념의 주요 모티프와 그것이 바라보았던 “또 다른 세계”에 대한 관점에 대해 주로 기술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비전을 현실화할 마중물로서 디지털 트윈 및 관련 개념을 고찰하고, 여러 분야에서의 사례들을 간략히 살펴보 고자 한다. II. 또 다른 손에서 메타버스까지 초기의 연구자들은 우선 ‘손’에 주목하였다.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데는 세계에 대한 제어 ㆍ조작이 필수적이며, 인간에게는 거기에 가장 직관적인 것이 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원격 제어(Remote Control 혹은 Tele-operation)를 위한 조작(Manipulation)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