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의 무의식을 형성하는 요인들 Ÿ 자연적 요인: 동남아시아 대륙부의 중심에 위치한 태국은 세계적으로 농∙임∙수산물을 생산 및 수출하는 천혜의 자원국임.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와 풍요로운 자연환경은 생존을 위해 투쟁하지 않아도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태국인이 대체로 온화하고 느긋하며 공격적이지 않은 성향을 지니는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임. 또한 고대부터 동서양 무역의 통로였던 해상 실크로드의 기착지였으므로 타문화에 개방적이며 문화적 다양성을 지니게 됨. 이는 대중문화 영역 전반에서 혼합문화적 성격이 두드러지는 현상을 이해하는 단서가 됨. Ÿ 사상적 요인: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비슷하게 태국인들도 대부분 유신론자임. 신(神)과 같이 성스럽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다고 믿으며 의지함. 같은 맥락으로, 무교 또는 무신론적 발상 자체를 부정하거나 이해하지 못함. 이와 함께 자연에 복종하고, 자연을 인간의 의지대로 통제하거나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이러한 초자연적 믿음은 대중문화에서 오컬트(occult)적 요소가 주류문화로서 꾸준히 생산 및 소비되는 현상의 근거로 볼 수 있음. Ÿ 제도적 요인: 태국의 핵심적인 사회체계인 왕실과 불교를 들 수 있음. 이는 한국과 확연히 차이나는 지점인 동시에 태국사회를 관철하는 기본 코드임. 다시 말해, 한국에서는 사적인 영역으로 여기는 종교나 전근대적 통치방식인 군주제가 태국에서는 공적 영역에서 현재 상식과 미덕으로 통용되는 공공가치라는 것을 의미함. 이러한 이념은 대중문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산 및 재생산되며, 개인의 일상과 사회제도의 순환 속에서 태국인의 정서와 무의식을 형성함. 2.1. 국왕 국왕의 코드 1: 신(神)의 화신 Ÿ 태국에서 국왕을 지칭하는 말인 ‘프라짜우유후아’는 ‘머리에 계신 신’이라는 의미로 태국인의 존두사상이 왕실용어에 반영되어 가장 높고 귀한 존재임을 보여줌.1) 또 다른 말로 ‘프라마하까쌋’ 이란 용어는 ‘프라’(신), ‘마하’(큰/위대한), ‘까쌋’(크샤트리아), 즉 위대한 군주이자 신이신 왕의 존재를 설명함. Ÿ 이러한 용어들을 통해 태국의 신왕(神王)사상을 엿볼 수 있음. 다시 말해, 태국에서 왕은 인간의 몸으로 온 신의 화신으로 여겨지는데, 힌두교의 삼주신(브라흐마-비쉬뉴-시바)이나 불교의 수호신인 인드라신(제석천)으로 표현됨. 특히 비쉬뉴의 화신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은 태국의 왕을 ‘라마(프라람)’라 칭하는 것에서 알 수 있음. Ÿ 따라서 라마를 표상한 창작물이 대중문화에서 주요 작품으로 자리 잡음. 예를 들면, 라마의 전쟁 이야기를 다룬 ‘라마끼안’은 태국의 대표 고전 서사문학이자 전통 예술의 모티브가 되어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변용됨. 가면 무용극인 ‘콘’이나 방콕 왕궁 내 에메랄드 사원 회랑의 벽화가 대표적인 예. 극중 인물인 프라람이나 하누만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