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이 통상분쟁에서 기술패권 분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방향으 로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화웨이의 5G 장비로 시 작한 미국의 대중국 기술통제는 반도체를 거쳐 최 근에는 범용기술인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는 지난 3월 750여 페이지 분량의 AI 기술 관련 최종보고 서(Final Report)1)를 공개했다. 동 보고서는 향후 10년 내에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기술동맹, 인재확보, 지식재산 보 호, 반도체 산업 육성 등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여 1) 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2021.3.2), 「Final Report」. 중국의 AI 기술 굴기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미국의 대중국 AI 기술 견제 및 제재가 확대되 면서 미중 양국은 별개의 표준, 기술·시장 생태계 로 분리된 두 진영으로 블록화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으며 상품, 자본, 인적자원, 기술의 흐름 을 막는 경제적 철의 장막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 지고 있다(KISDI, 2018). 따라서 AI를 둘러싼 미· 중 간 기술 경쟁의 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우리 산 업에 미치는 영향 검토와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본고는 AI 기술을 중 심으로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이에 대응하는 중국 의 전략에 대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러 한 변화가 향후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영향과 이 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1. 머리말 2. 미국의 대중국 AI 기업 기술 제재 미국은 2019년부터 국가안보를 저해한다는 이 유로 중국 AI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시작 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이어 제재를 가한 AI 기업은 슈퍼컴퓨터 기업이다. 2019년 6월 미국 정부는 중커수광(中科曙光), 우시 장난 컴퓨터 테 크놀로지 연구소(Wuxi Jiangnan Institute of Computing Technology) 등 5개 사를 Entity List 명단에 올렸다. 이어, 미국 상무부는 2021년 6월 톈진 파이티움 정보기술(Tianjin Phytium Information Technology), 선웨이 마이크로일 렉트로닉스(Sunway Microelectronic) 등 총 7 개 슈퍼컴 기업을 Entity List에 추가 등재시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슈퍼컴퓨터는 점점 더 중요 한 전략적 자원이 되었으며, 기술적 힘의 상징이 되고 있다. 미국은 무기 사용에 대한 군사적 우려를 원인 으로 언급했지만, 슈퍼컴퓨터는 대규모 데이터 처 리, 에너지 탐사, 게임 등의 상업용 응용 프로그램 에서도 널리 사용되므로 단순한 군사적 안보 목 적 이외에 기술제재를 통한 미국의 경쟁력 확보 미·중 AI 경쟁에 대응하는 중국의 전략과 시사점 60 K I E T 산 업 경 제 에도 목적이 있다. 특히, 톈진 파이티움 정보기술 (Tianjin Phytium Information Technology)의 경우, 2014년 톈진시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국 영기업으로 인터넷 서버 및 컴퓨터용 고성능 반도 체를 설계,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의 반도체는 영국 디자인 회사 Arm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아키텍처를 사용하여 만들고 있으며, 하이크 비전(Hikvision) 등 이미 미국의 제재리스트에 오 른 기업과 거래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주요 타깃 이 되었을 수 있다. 이어, 2019년 10월에는 안면인식 기업도 미국 의 제재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신장 위구르 지역에 서 소수 민족 인권침해에 AI 안면인식 기술이 사 용된다는 이유로 아이플라이텍, 센스타임 등의 기 업을 Entity list에 올리고 수출 통제를 하기 시작 했다. 2020년 8월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AI 플 랫폼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었다. 중국 정부가 틱 톡을 통해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 대중 제 재는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수립 이후 상황이 조금 완화되었다. 지난 6월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행정 명령을 폐기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행정명령 을 내려 대중국 플랫폼 제재를 보류했다. 다만 바 이든 행정부가 중국 플랫폼 규제를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상 무부에 중국과 연계된 SW 앱의 국가안보 위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