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18년만에 두 번째 개화 엔젤투자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1995년 무렵 부터 시작된 벤처창업붐에 힘입어 엔젤투자도 빠 르게 성장했다. 1995년 500개에 불과하던 벤처 기업은 2001년에 1만개 수준으로 성장했고 엔젤 투자의 규모도 5,000억원에 달했다. 경제 수준으 로 비춰 봤을 때, 미국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정 도였다고 한다. 국내 유력 일간지에서도 엔젤투자 를 벤처창업과 함께 미래 경제의 청사진으로 그 리기도 했다. 그러나 엔젤투자는 평탄한 길만 걷 지 않았다. 2000년 초반 닷컴버블이 꺼지며 엔젤 투자에 대한 관심 역시 빠르게 사라졌다. 1997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 ‘소득공 제 제도’ 도입 등 단단한 정책적 기반위에 서 있 던 엔젤투자는 2004년에 400억원 규모로 곤두 박질치며 10년간 긴 수렁에 빠졌다. 하지만 2020 년 국내 엔젤투자는 다시금 6,000억원을 넘어서 며 18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제1벤처붐 시 절 벤처창업과 나란히 개화했던 엔젤투자가 오랜 낙화기를 거쳐 2021년 현재 두 번 째 개화를 준 비하고 있다. 엔젤투자 활성화 정책에 힘입은 양적 성장 엔젤투자가 재도약한 데에는 정부의 역할이 컸다. 그간 정부는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 한 정책을 펼쳤다. 엔젤투자매칭펀드 제도(2011 년)1)를 신설하고 전문개인투자자 등록제를 도입 (2014년)2)하는 한편, 엔젤투자 시 소득공제 혜택 을 확대(2018년)3)했다. 아울러 엔젤투자지원센터 (2011년)와 한국엔젤투자협회(2012년)를 설립하 여 엔젤투자 생태계의 중심을 담당하며 투자자를 1) 엔젤투자자가 스타트업에 선투자 후 매칭을 신청하면, 투자액의 1~2.5배 까지 매칭하여 투자하는 펀드이다. 2) 일정 요건의 투자실적, 경력 등을 충족하는 개인에게 전문개인투자자 자 격을 부여하였다. 3) 연간 3,000만원까지 100%, 3,000만~5,000만원 50%, 5,000만원 이 상 30%이다. 엔젤투자,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서경훈 한국엔젤투자협회 본부장 202108 91 정 책 과 이 슈 집중적으로 지원하였다. 각고의 정책적 노력 끝에 국내 엔젤투자는 재 도약을 거치며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달성했 다.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엔젤투자는 오름세 를 타기 시작했다. 전문개인투자자가 서서히 늘 어났고(2015년 25명→2020년 183명) 개인투자 조합의 투자액이 급증했다. 이윽고 2018년 국내 엔젤투자액은 6,19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18년 간 깨지지 않던 1차 벤처붐 시절의 규모를 넘어 서기까지 했다. 양적 성장에 이면에 드리운 그늘 그러나 국내 엔젤투자의 양적 성장 이면에는 바로잡아야 할 과제도 상존한다. 엔젤투자의 규 모가 닷컴버블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었다고는 하 지만, 벤처투자 규모에 견주면 여전히 미미한 수 치다. 2018년 벤처투자액 3조 4,249억원 중 엔 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정도다. GDP 대 비 0.01%에 불과한 수치다. 미국의 엔젤투자는 GDP 대비 0.11% 수준으로, 국내의 10배가 넘는 다. 미국을 기준으로 단순히 환산해보더라도 벤 처투자 대비 2배(1조 1,630억원), GDP 대비 3배 (1조 9,937억원)의 성장을 내다볼 수 있다. 국내 엔젤투자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다분한 셈이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11년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엔젤투자 규 모는 4대 6으로(184억원 : 267억원) 오히려 비 수도권이 강세를 띠었다. 하지만 2018년 수도권 이 전체 엔젤투자액의 약 82%(5,067억원)를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