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정학 리스크, 그리고 유가의 방향성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화되겠지만 본격 침공 가능성도 높지는 않을 것이다. 지정학 리스크 해소 이후 유가의 방향성에 주목하며 원유 펀더멘털을 분석했다. ◼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기적으로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유가에 관심이 쏠릴 수 있어 원유의 펀더멘털 상황을 분석했다. ◼ 재고가 부족해 유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이란 재제 등의 이벤트로 인한 공급발 호재는 가능하다. 1. 우크라이나 사태 1) 침공 예정일은 지나갔는데 여러 혼란 속에 침공 예정일인 2/16은 지나갔다. 군사행동이 끝났는지, 실제로 러시아군이 철수했는지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다. 러시아는 퇴각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있고, 미국은 단기간 내 러시아의 침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침공 예정일이 지나갔음에도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는 1차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저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서방세계에 강력하게 반복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진중이었던 NATO 가입은 유럽 주요국으로부터 사실상 거부되었고, 우크라이나 측 일부 인사도 NATO 가입을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현실적으로 NATO 가입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전략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현재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국경의 루한스크, 도네츠크 지역 이나 혹은 그 근처를 합병할 목적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현재 반군이 차지한 지역은 전략적으로 큰 가치가 없어 보이며, 러시아는 전략적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데, 추가로 뭔가를 더 얻어내기 위해 군사적 침공을 감행한다면 얻는 것은 적고 잃는 것은 많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때 경제제제는 당연한 일이며 NATO의 개입 가능성도 부담이고 그럴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아진다. 반군이 우크라이나 내에 있을 때 오히려 이를 레버리지삼아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1. 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주요국의 입장 자료: 연합뉴스 등 각종 언론 보도, 하이투자증권 2022-02-18 [시황] 이웅찬(2122-9188) wlee@hi-ib.com 11월 이전 12월 1월 2월 초순 2월 중순 입장 미국 러시아 군 국경 집결 보도 바이든-푸틴 화상회의 러시아 군사행동시 경 제제제 언급 NATO군 동유럽 배치 항공모함 흑해 배치 2/16 러시아 침공 가 능하다는 첩보 발표 러시아군 철수 확인되 지 않는다고 발표 강경한 어조로 러시아의 군사행동 억제 영국 존슨, 우크라이나 방문 러시아 군사행동에 강 경 대처 언급 미국과 같은 입장 프랑스 마크롱-푸틴 회담 여러 평화대안 제시 유럽의 중재자 자처 협상 주도 독일 숄츠 장관 우크라이나 방문, 재정지원 약속 노드스트림2 가스관 때문에 미온적 대처 우크 라이나 러시아 침공 가능성 발표 당장 러시아 경제제제 할 것을 미국에 요구 서방에 위기감 조장 중단 촉구 침공설 부인, 국민 단 결 호소 젤린스키 대통령, NATO가입을 원함 러시아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 푸틴, NATO의 동진 확대 금지 요구 벨로루시에서 군사훈련 시작 러시아-벨로루시 군사 훈련 시작 러시아-벨로루시 군사 훈련 이후 철수 발표 NATO의 동진 저지 동 우크라이나 합병 간판과 본질 – 뉴스와 가격과 펀더멘털 사이의 고민 2 그림2. 우크라이나 국경, 벨로루시에 전진 배치된 러시아 병력과 폴란드, 발트 3국에 배치된 NATO 병력 그림3. Nord Stream2 등 신설되는 유럽-러시아간 가스 파이프 라인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지 않음 자료: Telegraph, 하이투자증권 자료: Economist, 하이투자증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본격적인 침입 발생 가능성 보다는 국지적 군사적 충돌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20 이후 즈음이 가장 긴장이 높아지는 시점이 될 것이다. 2월이 지나고 주요국 정상간의 회담이 진행되어야 비로소 리스크가 해소되기 시작한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한편 미국 영국의 여론전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군사적 충돌 없이 러시아의 침입을 언론전과 경제제제 위협만으로 막아낸다면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군사행동은 벌이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여론전과 첩보전만으로 푸틴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반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적극적인 중재를 표방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던 것 같고, 가스관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려있는 독일은 러시아에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2) 야심을 떨치기 어려운 지역 우크라이나 NATO에 가입하지 않고, 러시아의 침공도 없어진다면 우크라이나는 양자 사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큰 중립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카터 행정부 이래 미국 외교안보 정책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한 브레진스키는 저서 '거대한 체스판'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슬라브적 정통성을 지닌 곳으로 러시아 민족의 고향이며, 서쪽에 위치하여 유럽으로의 교두보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러시아인과 인종적, 종교적, 언어적으로 유사한 5천만 인구를 지닌 집단이라 평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러시아는 제국이 될 수 없다 라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로서는 이렇게 중요한 국가인 만큼 중립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야욕을 떨치지는 못할 것이다. 침략이 없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반군이 점령한 동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충돌 소식이 계속 들려올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친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부를 세우고,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병합도 원하겠지만 이는 추후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잦아들면 러시아산 가스는 Nord Stream2와 같이 독일과 직결되어 공급이 재개될 것이며, 가스 공급망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거나 혹은 이를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는 있겠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LNG 수입 확대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폴란드는 NATO 의 동쪽 선봉에 위치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NATO 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항할 국가가 필요한데, 독일이 재무장하는 것은 프랑스 등 주변 국가에 부담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폴란드는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갈등이 많았던 나라였다. 지정학자 조지 프리드먼은 저서 '100 년 후'에서 폴란드가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